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276

네팔 인문학 여행 이야기 3 - 아산 바자르, 시장에서 네팔의 삶을 읽다 아산 바자르, 시장에서 네팔의 삶을 읽다 네팔 카트만두의 골목을 걷다 보면사람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바빠지는 곳이 있습니다.좁은 골목 양쪽으로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채소와 향신료, 생활용품과 옷가지들이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립니다.상인들은 손님을 부르고,사람들은 물건의 가격을 묻고,짐을 든 사람들이 골목 사이를 바쁘게 오갑니다.어디선가 향신료의 냄새가 풍겨오고,오래된 건물 사이로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이곳은 네팔 카트만두의 전통시장,**아산 바자르(Asan Bazaar)**입니다.처음 이 시장에 들어섰을 때저는 화려한 사원이나 웅장한 왕궁을 볼 때와는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이곳에는 관광객을 위해 꾸며 놓은 풍경보다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더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가게.. 2026. 10. 19.
네팔 인문학여행 이야기 2: 타멜, 여행자들의 거리에서 만난 네팔 타멜 — 여행자들의 거리에서 만난 네팔카트만두에 도착한 여행자들이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바로 **타멜(Thamel)**입니다.좁은 골목을 따라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이어지고,트레킹 장비점과 여행사가 있고,카페와 레스토랑,기념품 가게와 서점이 있습니다.골목에는 배낭을 멘 여행자들이 오가고,택시와 오토바이가 지나가고,상점 주인들은 여행객들에게무언가를 끊임없이 권합니다.처음 타멜에 들어섰을 때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여기는 네팔일까,아니면 여행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세계일까?'그런데 타멜을 조금 더 천천히 걷다 보니그 질문에 대한 답이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타멜은 네팔과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습니다.그리고 저는 이 거리에서'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조금 다른 질문을 만나게 .. 2026. 10. 16.
종교철학산책 3 교토학파: 절대무란 무엇인가? 니시다 기타로와 교토학파의 사유 오늘 종교철학 산책에서는교토학파의 창시자,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郎)의 핵심 사상인‘절대무(絶対無, Absolute Nothingness)’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니시다 기타로는 20세기 초, 일본 근대철학의 한복판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가, 존재의 근원은 어디서 오는가?”그의 철학은 서양철학의 합리적 사유와불교 선(禪)의 체험적 직관이 만나는 자리에서 태어났습니다.그 중심에는 하나의 낯선 개념이 놓여 있습니다. 바로 ‘절대무’입니다.🌿 [1부 – 절대무란 무엇인가?] 니시다의 절대무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가 아닙니다.그것은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자리,즉, 존재의 근원적 조건입니다.그는 이렇게 말합니다.“무는 존재의 부정이 아니라, 존재의 가.. 2026. 9. 28.
네팔 인문학 여행 이야기 1 카트만두, 신들의 도시를 걷다 네팔 인문학 여행이야기 1카트만두, 신들의 도시를 걷다 네팔에 도착해서 처음 카트만두의 거리를 걸었을 때,나는 조금 당황했습니다.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여 달리고,좁은 골목에는 사람들이 오가고,상점 앞에는 물건들이 쌓여 있고,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옵니다.그리고 골목을 조금만 걷다 보면작은 사원이 나타납니다.거대한 관광지가 아닙니다.집과 집 사이,시장 한가운데,좁은 골목 한쪽에신에게 바치는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도시는 사람이 신을 찾아가는 도시가 아니라,신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가 아닐까?'이번 네팔 인문학 여행의 첫 번째 이야기는바로 이곳,카트만두입니다. 카트만두는 네팔의 수도이자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입니다.하지만 이 도시를 단순히 수도라고 부르기에는무언가 부.. 2026. 9. 21.
종교철학산책 2 -교토학파: 종교란 무엇인가? 오늘 종교철학 산책에서는교토학파의 철학자 니시타니 게이이치(西谷啓治)의 대표 저서《종교란 무엇인가》를 함께 걸어보겠습니다.그는 20세기 일본 철학자 중에서도‘허무’라는 문제를 가장 깊이 사유한 인물이었습니다. 니시타니의 철학은 언제나 ‘허무(nihilism)’에서 출발합니다.그는 말합니다.“오늘날의 인간은 신을 잃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의 의미도 잃었다.” 서양 근대는 이성을 중심으로 인간의 세계를 세웠지만,그 결과로 신의 죽음과 가치의 붕괴,즉, 허무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니체가 선언한 “신은 죽었다”는 말은단지 종교의 종말이 아니라,인간이 자신을 지탱하던 근본의 자리를 잃었다는 뜻이었죠. 니시타니는 묻습니다. “신이 죽은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는 철학적 사유가 아니라 실존의 문.. 2026. 9. 15.
종교철학산책 1 교토학파란 무엇인가? 오늘 종교철학 산책에서는 ‘교토학파(京都學派)’라는 다소 낯선 철학의 길을 함께 걸어보려 합니다.교토학파는 단순한 철학 유파가 아닙니다. 그것은 동양과 서양, 종교와 철학, 논리와 직관이 만나 서로를 비추는, 사유의 다리였습니다. 20세기 초, 일본 교토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철학자들이 있었습니다.그들은 서양의 철학을 깊이 연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물었습니다.“서양의 철학만이 철학일까? 우리의 정신, 우리의 사유에서도 철학이 가능하지 않을까?”이 물음이 바로 교토학파의 출발점이었습니다.그 중심에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郎).그는 서양 철학자 칸트와 헤겔의 사유를 깊이 읽었지만, 그 사유의 틈새에서‘선불교(禪佛敎)’의 직관적 체험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모든 사유의 .. 2026. 9. 14.
검찰 보완수사권이란 무엇인가? 요즘 한국 정치권에서 검찰개혁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바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입니다.검찰개혁이 진행되면서 검찰청은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새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입니다.하지만 검찰이 기소만 하지 않고 보완수사권을 계속 유지할지 말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완수사권이라는 것은경찰이 수사를 한 뒤 불충분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검찰이 보충적으로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검찰 개혁론자들은“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면 과거처럼 권한이 집중된 검찰 권력이 되돌아온다”고 비판합니다. 반면 검찰 측은“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보완수사권을 ‘실체적 진실 규명의 도구’라고 옹호하고 있습니다. 정부안 초안에는 이 보완수사권이 명확히 폐지되지 않은.. 2026. 9. 11.
니체 인문학 산책 2편 – “신은 죽었다”는 무슨 뜻인가? “신은 죽었다.”이 문장은 오해받기 가장 쉬운 철학적 선언입니다.니체는 신을 모욕하려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Friedrich Nietzsche가 말한“신의 죽음”은 사건이 아니라 진단이었습니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책은즐거운 학문 The Gay Science입니다.니체는 이렇게 말합니다.우리는 더 이상 신을 믿지 않으면서도,여전히 신이 만든 도덕과 가치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고.과학은 세계를 설명했고,이성은 신의 자리를 대신했지만,삶의 의미까지 대신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신은 ‘죽었습니다’.정확히 말하면,신이 중심이던 세계관이 무너진 것입니다.문제는 그 다음입니다.신이 사라진 자리에아무것도 오지 않았다면?이 공백을 니체는 허무주의라고 불렀습니다. 아무것도 옳지 않고,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상태.니.. 2026. 9. 11.
니체 인문학 산책 1편 – 니체는 누구인가? 신의 죽음을 선언한 철학자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니체는 위험한 철학자인가?”그러나 질문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요.니체는 정말로 무엇을 말하려 했던 사람일까요.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 1844년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원래 철학자가 아니라 고전문헌학 교수였습니다.24살에 대학 교수가 될 만큼 천재였죠.그러나 그는 학문의 안정된 길을 버립니다.그리고 철학이라는 폭풍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그가 던진 가장 유명한 선언,“신은 죽었다.”이 말은 신을 공격하는 문장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신을 중심으로 세워진 세계관이 더 이상 우리를 지탱하지 못한다는 진단이었습니다.과학은 발전했고,이성은 신의 자리를 대신했고,그러나 인간은 더 행복해졌을까요?니체는 묻습니다.신이 사라진 세계에서,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살.. 2026. 9. 11.
'기본사회와 기본소득으로' 강연 기본사회와 기본소득으로 어제(2025.9.13) 영천에 '기본사회와 기본소득으로'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강사는 제가 소속되어 있는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전 이사장이신 강남훈교수님이십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다. 덕분에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출마 인사도 드렸습니다, 유익한 강연을 준비해 주신 영천'청도 지역위원회 여성위원회(위원장 조상임)에 감사드립니다. 2025. 9. 14.
더불어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출마(출마 선언문·선거 공약·운영 방안) 더불어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출마(출마 선언문·선거 공약·경북도당 운영 방안)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출마 선언문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출마할 것을 선언합니다. 경상북도는 오랜 시간 동안 보수 일당 지배의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땅의 가능성과 희망을 믿습니다. 변화는 언제나 불가능해 보일 때 시작되었고, 민주주의의 씨앗은 어려운 토양에서 더 강하게 자랍니다. 저는 경북에서 민주당이 다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도당 위원장으로서 그 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첫째, 당원 중심의 도당을 만들겠습니다.도당 운영을 몇몇의 손에 맡기지 않고, 모든 당원과 함께하는 민주적 운영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당.. 2025. 9. 6.
인도 인문학 산책 17 - 왜 인도 음식은 이렇게 강렬한가? 인도 인문학 산책 17 - 왜 인도 음식은 이렇게 강렬한가? 입 안 가득 퍼지는 향신료(香辛料)의 향기 속으로 인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코를 찌르는 낯선 냄새가 우리를 맞이한다. 강렬한 후추의 매운 향일까, 아니면 살짝 쌉싸래한 강황의 냄새일까? 이 향기는 그저 음식 냄새가 아니라, 천 년을 이어온 인도의 기억 같은 것이다. 인도를 여행하면 금방 눈에 띄는 풍경이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향신료(香辛料) 상점들, 커다란 자루에 담긴 노란 강황과 붉은 고추, 기묘한 향기를 풍기는 정체불명의 가루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한쪽에서는 매콤하고 달콤한 향신료(香辛料)의 냄새가 코를 찌르고, 다른 쪽에서는 기름에 지글거리는 우리의 만두 같은 사모사(samosa)와 매운 커리 냄새가.. 2025. 8. 21.
그늘 속에서 피어난 맥문동 이야기(2025/8/16 뜨르텃밭농장) 그늘 속에서 피어난 맥문동 이야기(2025/8/16 뜨르텃밭농장) 뜨르텃밭농장 한쪽 길가에 심었던 맥문동. 처음엔 볕이 강한 곳에 자리 잡아 늘 숨이 가쁜 듯 힘겨워했다. 여름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자 맥문동은 금세 잎끝이 누렇게 시들고 땅에 몸을 붙여 맥을 잃어갔다. 그러다 2년 전, 나는 그 맥문동을 밤나무 그늘에 옮겨 심었다. 햇빛이 직사로 내리쬐지 않고, 은은히 스며드는 반그늘 자리. 그곳에서 맥문동은 마침내 안정과 쉼을 찾았다. 잎은 짙은 초록으로 번져가고, 여름이면 보랏빛 꽃줄기를 내밀며 소박하게도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다.맥문동은 본래 그늘과 습기를 좋아하는 풀이다. 이름처럼 땅속 깊이 뿌리를 뻗어 작은 알뿌리를 맺는데, 그 뿌리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약효가 숨어 있다. 옛 한의서에서는 .. 2025. 8. 17.
안나푸르나의 관문으로 가는 포가라 버스에서 만난 네팔인들(네팔 17일 배낭여행) 카트만두에서 네팔의 제2도시이고 히말리야 안나프루나의 문턱인 포카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긴 여정이 시작되자 옆자리의 낯선 이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섞게 되었다. 그중 한 분은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정중한 말투가 인상적인 네팔 변호사였다. 원래 카트만두에 거주하는데, 재판 업무 때문에 포카라까지 8시간을 달려간다고 했다. 그 험한 길을 업무 때문에 왕복한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가운데에 서 있는 젊은 여성은 눈에 띄게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처음엔 유학생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는 27세 네팔 여성이었다. 그 유창한 한국어의 비밀은 15살부터 스스로 공부를 시작했다는 데 있었다.열 다섯 살 소녀였던 그녀가 한국어를 향한 호기심 하나로 시작한 공부가, 이.. 2025. 8. 1.
자두나무 한 그루 열매(2025.6.29) 자두나무 한 그루 열매(2025.6.29) 뜨르텃밭농장 자두나무 한 그루가 올해 엄청난 열매를 안겨주었다. 탱글탱글 잘 익은 자두도, 조금 찌그러진 자두도 모두 고맙고 귀한 결실이다.모양이 달라도, 그 안에 담긴 햇살과 바람, 내 손길의 시간이 같으니,모두가 사랑스러운 여름의 선물이다. 2025. 7.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