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르 텃밭이야기
뜨르 농장주(?)가 되었다. 물론 텃밭 수준이지만.. 요즘 주말이면 농장에 간다. 풀도 뽑고 나무도 돌본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다. 풀과 전쟁이 시작되었다. 작은 산기슭이라 더 심하다. 텃밭에는 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옆에는 대나무밭도 있다. 그래서인지 죽순은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에서 얼굴을 내민다. 마치 자기를 보아 달라는 듯 말이다. 물론 반갑지 않다. 대나무는 2차 대전의 히로시마 원폭 피해에서 유일하게 생존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어찌 대나무 이길 수 있으랴! 친하게 지내야 될 것 같다. 농장에는 과일나무와 산나물, 약초 등이 있고 이름을 모르는 식물도 있다. 확실한 거는 사과나무, 감나무, 밤나무, 매실나무, 포도나무, 아로니아나무, 백년초 등이 있다. 건강을 위해 여러 약초와 나무를 싶은 것 같다. 그 전 주인이 연세가 많으셔서 물을 수 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제 텃밭 농장을 열심히 가꾸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농사규칙을 어떻게 정할까도 고민이다. 유기농 농법을 따를까?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신은 인간을 가꾸고, 인간은 농장을 가꾼다.” 말이 있다. 이 말은 큰 호텔의 지배인 자리를 박차고 스코틀랜드의 척박한 모래땅 핀드혼에 들어간 핀드혼 농장이야기로 유명한 피터의 말이다. 콘테이너에 잠을 자고 갖은 온갖 어려움을 견뎌내며 자갈밭을 일구고 모래땅에 퇴비를 끌어모아서 옥토로 만들고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그 지역을 세계에서 유명한 장소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핀드혼 농장의 멤버인 도로시 “농장을 가꾸는 이유 중의 하나는 모든 생명과 함께 자연과의 교감을 높이는 데 있다.” 그렇다. 자연은 지배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과 공존해야 함을 손수 보여준 것이다. 식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을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땀흘려 가꾸는 자만이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자. 전 지구가 개발로 소중한 생명인 자연과 숲이 파괴되고 있다. 도시 문명으로 사람들의 삶이 척박해지고 병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을 성찰해야 한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세계 자본의 5분의 4를 소비하고 3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존한다. 또한 자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내건 선진국의 투자자들에 의해 아프리카의 80%의 농민이 20%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자연을 대하는 사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자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어찌 보면 땅과 함께하는 일은 생명을 지키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지렁이도 땅속의 갖가지 오물들을 흡수하고 배설함으로써 땅을 비옥하게 만들 듯 인간의 사유와 작은 행위가 생명의 집을 지을 수 있다. 너무 거창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도 자연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나 인간이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착취한 결과이다. 이처럼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면 인간생존은 질병으로부터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된다. 우리가 작은 텃밭이라도 가꾼다면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즐거움 마음으로 텃밭을 가꾸고 싶다. 지구의 생명체를 위하여 !! 2020/06/11 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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