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과 공감〓/♥뜨르농장♥

텃밭 나무 가지치기 이야기

by 뜨르k 2021. 2. 22.
반응형
텃밭 나무 가지치기 이야기



요즘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다. 시간 날 때마다 텃밭에서 그 일을 한다. 유실수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제법 힘이 든다. 처음 해본 일이라서 그럴 것이다. 좋은 가지치기하기 위해 유튜브를 틈나는 대로 보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알 수가 없다. 가지치기는 육체노동은 물론 정신노동(?)까지 필요로 한다. 필자가 가지치기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또 한 가지 하는 일이 더 있다. 텃밭 울타리에 불필요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이다. 필요 없는 나무를 자르고 자른 나무를 옮기기 위해서 또 작게 자른다. 그래야 나무를 옮기기가 좋다. 울타리에 있는 나무를 벌목하는 이유는 나무로 인해 가린 햇빛과 바람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오랫동안 묵혀 있던 울타리라 시야를 가릴 정도로 얽혀있다. 정리하지 않으면 농작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작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충전 톱을 장시간 사용하다 보니 팔도 아프고 몸살이 날 정도로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래도 이발관에서 이발하고 막 나온 사람처럼 개운하고 가쁜하다. 아니 기분마저 좋다. 아무튼, 이 일을 하면서 가지치기에 대해 짧은 이야기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나무를 심은 농부라면 봄이 오기 전에 서둘러 나뭇가지를 정리해야 한다. 가지치기 말이다. 가지치기란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위이다.  전정이라고도 하고 전지라고도 말한다. 전정은 줄기나 굵은 가지를 자르는 것으로서 나무의 전체 수형을 바꿀 때 주로 사용하고 전지는 곁가지나 작은 가지를 자르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모두 가지치기라고 부르고 싶다. 가지치기는 보통 겨울에 작업한다. 왜 추운 겨울에 가지치기하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 같다. 왜 사계절 중 겨울에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사계절 중 봄, 여름, 가을은 나무가 성장하는 시기 때문에 나무에 물을 머금고 있어 수분기가 많다. 반면 겨울은 나무의 휴식기(동면)이기 때문에 잎이 떨어지고 수분기가 적어서 단단해진다. 수분기가 적을 때 가지치기를 하면 나무의 상처 나 나무 변형이 작으므로 겨울에 하는 것이 좋다.

 

가지치기하기 전 나무 수형을 보면서 어떻게 가지치기를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좋다. 죽은 나무는 없애고 웃자란 줄기 나 가지를 잘라낸다. 죽은 잎과 가지들은 매년 쳐줘야 한다. 이런 행위는 나무가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나뭇가지 간 서로의 간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 이유는 경쟁하는 가지나 나무가 많으면 성장 촉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든 꽃도 잘라내야 한다. 식물은 꽃을 피울 때 새로운 성장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꽃에 쏟아붓는다고 한다. 이에 죽은 꽃을 잘라내 식물이 건강해지고 다른 꽃을 피우도록 해줘야 한다. 게다가 가지치기를 하면 수형을 바로 잡을 수도 있고 많은 열매를 수확할 수도 있으므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또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특별히 해 년마다 가지치기해야 하는 나무를 제외한 나뭇잎의 25% 이상 자르지 말라고 한다고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지치기는 또한 식물의 성장 패턴과도 관련돼 있다고 한다. 식물의 새로운 성장은 가지나 잎의 끝에 있는 우세한 위치를 점한 눈이나 봉오리에서 난다고 하고 잠재적인 성장이 보이는 부분을 '숨은눈(Latent buds)'이라고 말하지만, 필자에게는 용어 자체가 어려워서 여전히 공부해야 할 숙제로 남기고자 한다. 가지치기하다 보면 웃자람가지를 제거하라고 흔히 말한다. 도장지(徒長枝)가 웃자람 가지이다. 즉 세력이 왕성하여 지나치게 자란 가지를 일컫는다. 다른 가지에 갈 영양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열매도 맺지 못한다. 그래서 도장지(徒長枝)는 원가지[主枝]의 갱신 때 쓰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 제거한다. 도장지를 제거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 사회도 도장지가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정치에서 말이다. 민주주의 훈련 과정 없이 웃자라는 도장지처럼 말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영양분을 가로채서 자신만이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뻗는다. 민주주의도 정치도 도장지가 많으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가 없다. 마치 급조된 민주주의처럼 말이다. 이제 정치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좋은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 도장지가 제거되어 나무 전체에 영양분이 골고루 가는 사회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좋은 나무에서 튼실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를 보라.!! 봄에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우며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변화의 과정이 있다. 그리고 열매를 맺기까지 수많은 시련이 앞에 놓여있다. 비바람으로 가지도 부러지고 매서운 눈보라로 맞는다. 주변 나무와 경쟁도 한다. 병충해도 이겨내야 한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나무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좋은 민주주의라는 열매가  맺기까지는 많은 변화 과정을 겪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민주주의 열매로 탄생한다. 가지치기도 그 중 하나이다.  이 과정이 없으면 좋은 열매는  불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오늘도 가지치기를 통해서 좋은 열매를 기대해 본다. 2021/2/22 뜨르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