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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인문학▣/종교철학산책

on religion. 종교에 대하여. 존 D. 카푸토

by 뜨르k 2016.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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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religion. 종교에 대하여.  존 D. 카푸토. 

 

우리 속담에 ‘식은 죽 먹기 ’라는 말이 있다. 존 D. 카푸토 『종교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식은 죽 먹기’라는 말이 사라질 정도로 ‘뜨거운 죽 먹기’ 과정이었다. 물론 뜨거운 죽 먹기 과정은 번역본이 한 몫 했을 것 라고 보지만 존 D. 카푸토는 라캉이나 슬라이브 지젝만큼 읽기가 난해하다.

 

이 책은 현대의 종교와 신앙에 관한 스릴 넘치고 접근 가능한 탐구이다. 신이 죽었다면 종교는 왜 돌아오는가에 대한 종교적인 모든 것의 근저를 파헤치면서 명료하고 심도있게 성찰한다. 대중문화와 원격 통신 및 철학으로부터 사례들을 널리 사용하면서 저자는 어떻게 종교가 디지털화되고, 산업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시대에 개인적인 영감과 도덕적 인도의 원천이 되는지를 묻고 있다. '종교 없는 종교'가 가능한지, 그리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물음이 있는 종교 말이다. 물음이 없는 종교는 교리화되고 화석화되어 종교의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존 D. 카푸토는 종교에 대한 새로운 영성의 대안을 모색한다, 오늘 우리시대의 종교는 "불가능한 것, 즉 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 이다. 다시 말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열정을 쏟는 일이다. 자기중심의 주체를 넘어 "자신을 버리고 남을 따르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성공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선을 행하는 일"일 수 있다. 인간성이 무너진 현대에 참 종교의 참 인간성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라는 물음을 우리가 반복적으로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사랑하는 것인가? 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정의를 행하는 것, 불가능한 것을 행하는 것, 내가 갈 수 없는 곳에 가는 것 등이다. 우리가 신을 사랑할 때 어떤 교리나 신조를 따르기로 서약하고 종교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행했기 때문에 의무와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본주의는 뗏목을 종교와 혼돈하고, 종교와 신을 혼돈하며, 자신의 의견을 신의 말씀과 혼돈하고 우리의 낮은 자아를 신의 ‘가장 높은’ 영광과 혼돈하는 경향성이 담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형태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책 내용 중에서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문자 그대로 신 만이 알고 계시는' 영역으로 움직이고 밀려간다. 여기서 우리는 기껏해야 지팡이 든 장님처럼 급작스럽게 우리를 놀라게 할 무언가에 대비하도록 애쓰면서’"...나는 종교 개념을 단순하고 무한하며 구식풍의 것으로, 즉 신에 대한 사랑으로 규정짓고자 한다. ...우리가 자문할 질문은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독백했던 내용, "내가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신이시여,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이다. 또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고백 내용을 합성하여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이다. ...종교적인 사람의 반대는 사랑 없는 사람이다.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필자가 '세속적인' 사람을 일컫는 게 아님을 주목하라. 그 이유는 내가 '포스트 세속적'이거나 '종교 없는 종교'로 지칭한 것의 이름으로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 간의 통상적 구분을 혁파하려 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세속인이 무언가에 심취하여 그것을 사랑하는 반면, 종교인 범주의 사람들 상당수가 자신의 방식으로 행하고 타인을 자신의 뜻대로 행하게 하려하며 그 어느 것도 사랑하지 않는다. ....종교는 종교와 더불어서, 그리고 종교 없이도 발견될 수 있다. 그것이 나의 지론이다" (PP 7~9 내용 발췌)

 

저자 존 D. 카푸토를 소개하자면 포스트모던 사상가이자 현대 종교에 대한 탁월한 학자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시라큐스 대학교 교수이며, 하이데거, 데리다, 아퀴나스 및 윤리학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저서로 《종교에 대하여 on Religion》《신의 약점: 사건신학 The Weakness of God: A Theology of the Event》을 비롯해, 바티모(Gianni Vattimo)와 공동으로 저술한 《신의 사후 After the Death of God》 등이 있다. 2014/8/19 / 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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