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즉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한시와 고전을 시대에 맞는 우리말로 번역해서우리 고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정민 교수가 쓴 조선시대 미치광이(마니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생 살아가면서 한번 정도는 읽었야할 책이다. 이 책을 소개하자면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열정과 광기를 깊이 탐색한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등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살았던 안티 혹은 마이너들이었다. 요즘으로 말하면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찌질이들이고 소위 비주류들이다. 그렇지만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남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은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학자다운 학자가 없고 장인다운 장인이 없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한번 쯤 성찰해야 할 책이다. 저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곳(학문)에 머물지 못하고 사회 단체장등에 외도 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쳐야함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러나 그들은 달랐다. 이리 재고 저리 재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일관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신분과 나이와 성별을 잊고 그 사람과 만나고자 했던 진실한 사귐을 가진 사람들이다, 사물의 본질을 응시하고 평범한 곳에서 비범한 일깨움을 이끌어내는 통찰력은 그들 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세상의 인정을 받기보다는 죄인으로, 역적으로, 서얼로, 혹은 천대받고 멸시받는 기생과 화가로 한세상을 고달프게 건너갔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진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심지어 굶어죽기까지 했다.
미쳐서(狂) 결국은 미친(及)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준다. 그 당시에는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는 떳떳했던 이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들의 삶을 다시 한번 성찰하게 된다. 우리도 한 곳에 미쳐야 되지 않을까?
정약용 선생이 자신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 한 구절이다
"정력과 지혜를 쥐어짜 더러운 뒷간을 위해 충성을 바칠 것 없다" 2014/7/20/ 뜨르
'▣혜윰인문학▣ > 인문학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비키 はびき (0) | 2016.12.08 |
---|---|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사이드 (0) | 2016.12.08 |
인문학은 밥이다 (0) | 2016.12.08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니이버 (0) | 2016.12.08 |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0) | 2016.12.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