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독서의 기술
흔히 우리가 명저라고 하면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이 읽고 즐기는 책을 말한다. 또한 명저는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고전에서 현대 등을 물론 포함해야 한다. 예컨대 영웅 신화의 원조 호메로스 <이리아스>. 서양 철학의 시작과 끝 플라톤의 <국가론>, 중국 최초의 어록이자 유교의 바이블 공자 <논어>, 현대 민주주의 교과서 루소 <사회계약론> 등이다. 위의 책들은 소위 일종에 명저이다. 『독서의 기술』 How to read a Book은 한 번뿐 아니라 두 번 혹은 그 이상 정독할 가치가 있는 명저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즉 명저읽기에 적합한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1986년에 초판이 출판되어 벌써 3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책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라도 확인 할 수 있다. 오히려 다른 책 보다 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더욱이 다양한 예시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었다. 감히 독서법의 바이블이고 명저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책에서 저자는 독서법에 3단계를 제안한다. 점검독서에서 분석 독서 그리고 신 토피칼 독서법이다. 이것이 3단계 독서법이다. 물론 초급독서를 포함하면 4단계 독서법이 된다. 3단계 독서법은 뒤에 다시 언급할 것이다. 그 외에도 문학작품을 읽는 법, 독서의 최종목표 등을 수록하여 독서의 체계도를 한층 높혔다.
책의 저저 모티머 j. 애들러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독서의 기술』은 읽을 가치가 있는 양서를 지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읽기 위한 규칙을 서술한 것입니다. 모든 책이 다 이 책에서 권장하는 바와 같은 독서법을 적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씀드리면 이것은 명저라고 일컬어지는 책에만 알맞은 독서법입니다. 그러한 명저는 한 번뿐 아니라 두 번 혹은 그 이상 정독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7)
하지만 좋은 책을 위한 독서 기술을 익히기 전에 우리는 먼저 살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책이 드러나는 독서 수준이다. 우리가 독서 기술을 높이려면 각각의 책에 대한 수준 차이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에 의하면 독서의 단계는 초급독서, 점검 독서, 분석 독서, 신 토피칼 독서 등이 있다. 독서의 제1수준은 `초급 독서`이다. 초급 독서는 읽기 쓰기를 전혀 못하는 어린이가 초보의 읽기 쓰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고 제2수준의 점검 독서는 일단 책을 그저 읽어나가는 단계로 계통을 세워서 띄엄띄엄 골라 읽는 기술이다. 즉 책의 표면을 점검하고 그 한도에서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는 단계이다. 제3 수준의 분석 독서는 말 그대로 독자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책을 분석하는 단계이다. 제2수준의 독서가 ‘이 문장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면 제3수준의 독서는 ‘이 책은 무엇에 대하여 쓴 것인가?’ ‘어떤 부분으로 나뉠 수 있는가?’ 이다. 마지막으로 제4수준의 ‘신 토피칼 독서’는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2권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비교 및 분석하는 독서법이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일종의 대화이다. 저자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행위가 아니라 상호 소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책을 읽다보면 이외로 독자가 끼워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독자의 의무를 저버리는 잘못된 생각이다. 반대로 독자에게 ‘읽는’ 행위에 더 적극성이 필요하다. 독자는 단지 정보를 흡입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때 숙련된 독자가 된다. 즉 독자가 적극적으로 책에 작용하여 ‘얕은 이해에서 보다 깊은 이해로’ 자신을 끌어올려가는 것이다. 이것이 아주 고도로 숙련된 독서법이라고 주장한다.
독서의 제 2수준인 점검 독서부터 조금 상세하게 더듬어 보자. 분명 분석독서는 초급독서와는 분명히 다르다. 첫째로 체계적으로 골라 읽기와 표면 읽기를 한다. 즉 책을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다. 표제나 서문을 보거나 책의 구조를 알기 위해 목차나 색인을 살펴본다. 또한 커버에 있는 선전 문구를 읽는다든가 요점이라고 생각되는 몇 개의 장과 몇 군데를 띄엄띄엄 골라 읽어 본다. 이처럼 점검 독서는 책을 조사하면서 읽으므로 주의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극히 적극적인 독서이다.
책 전체를 띄엄띄엄 골라 읽는다... 특히 마지막 2-3페이지는 반드시 읽는다. 이 마지막 몇 페이지로 자기 일의 새로움, 중요함을 요약하는 그러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저자는 좀처럼 없다. 그러므로 설령, 작자의 자기 평가가 잘못되어 있어도 이 부분을 빠뜨릴 사람은 없다.(37)
둘째로 통독을 목적으로 하는 표면 읽기이다. 금방 이해할 수 없는 곳이 있어도 넘어가고 난해한 부분도 일단 앞으로 나아가는 독서이다. 이것이 표면적인 읽기이다.
난해한 책과 처음 맞붙었을 때는 좌우간 통독하는 것만을 명심한다. 금방은 이해할 수 없는 곳이 있어도 깊이 생각하거나 어구 조사에 시간을 들이지 말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각주, 주해, 인용문헌도 여기서는 참조하지 않고 자꾸, 계속해서 읽어간다. (38)
또한 점검독서는 한정된 시간에 한 권에 책에서 많은 것을 끌어내는 기술이다. 우리가 읽는 대부분 책은 속독하기 알맞은 책이다. 여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점검독서는 빨리 읽을 수 있다. 왜냐하면 한 권의 책을 전부 읽지 않고 미리 정해놓은 목표에 따라 읽기 때문이다. 안구의 정류나 역행을 교정한다면 한 눈에 하나의 문장 또는 한 단락까지 포착할 수 있다.
안구의 움직임을 영화로 찍으면, 어린이나 미숙한 독자는 1행을 읽는 동안에 눈을 4회나 5회 '고정'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래서야 1행에 한 단어, 기껏해야 두 단어나 세 단어만을 읽는 데 불과하다. 게다가 2행이나 3행을 나아가면, 이미 읽은 어구나 문장으로 역행한다. 이러한 버릇은 읽는 속도를 저하시킨다. (41)
저자에 의하면 의욕적인 독자가 되려면 독서를 함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독서에 정신을 몰두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면서 저자는 적극적 독서를 위한 네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읽고 있는 동안에 질문을 할 것. 그 질문에는 다시 독서를 계속하는 동안에 자기 스스로 회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45)
첫째 전체로 무엇에 관한 책인가 둘째 무엇이 어떻게 상세히 서술되어 있는가. 셋째 그 책은 전체로서 진실한가? 혹은 어떤 부분이 진실인가 넷째 그것에는 어떠한 의의가 있는가. 앞에 네 가지 질문 중 ‘점검독서’ 두 가지 질문을 대답해야 하고 ‘분석독서’에서는 네 가지 질문 전부를 그리고 신 토피칼 독서는 ‘그것에는 어떠한 의의가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읽으면서 질문을 하는 '습관'은 의욕적인 독자의 표시다. 그리고 또 독자는 그 질문에 어김없이 정확하게 대답하는 수단을 알 필요가 있다. (47)
우리가 의욕적인 독자가 되려면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독자가 책을 소화하여 자기의 피와 살이 되어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행간을 쓰는 일이다. 써넣기는 독서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어찌 보면 독서는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여야 진정으로 우리의 앎이 된다. 그리고 독서는 많은 규칙에서 하나의 습관을 익혀야 한다.
규칙을 지켜서 일을 하는 습관을 익히는 길은 실행밖에는 없다.‘배워서 익히기보다는 익숙해져라’고 하지 않는가. 일단 습관을 익혀버리고 나면 유창성과 신속성으로 전과는 현격한 차이가 생겨난다. 처음에는 하기에는 자신이 없지만 머지않아 본능과도 같은 자연성과 완벽성으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2)
제3수준은 ‘분석 독서’이다. 분석 독서란 철저하게 읽는 것을 말한다. 점검 독서가 시간의 제약이 있는 경우의 가장 뛰어난 독서법이라면, 분석 독서는 시간의 제약이 없는 경우의 가장 뛰어나고 완벽한 독서법이다. ‘책은 맛보아야 할 책과 삼켜야 할 책이 있다. 또 약간이긴 하지만 잘 씹어서 소화해야 할 책도 있다’고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이처럼 분석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책을 잘 씹어서 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분석독서 제1규칙은 책을 분류하는 것이다. 이론적인 책인지 실천적인 책인지 분류하고 이론적인 책 역시 다양하게 구분된다. 제1규칙에 알맞은 것은 ‘논픽션’이나 ‘교양서’ 이다.
독자는 지금 읽고 있는 것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이것을 아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 가능하다면 읽기 시작하기 전에 아는 편이 낫다.(60)
분석독서 제2규칙은 책의 통일성이다. 그 책의 통일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부분도 질서정연해야 한다.
낱낱으로 독립되고 고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문이나 아치, 복도나 계단 등으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방이 '부분'으로서 기능하며, 집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아날로지(유추, 추론)는 책의 경우에 거의 완전히 들어맞는다. 좋은 책은 좋은 집과 마찬가지로 부분이 질서 있게 배열되어 있다. (77)
“이것이 플롯의 정수다, 나머지는 어페소드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이렇게 하여 플롯을 알고 이야기 전체의 통일을 찾아내면 각각의 부분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알게 된다. 전에 읽은 적이 있는 소설을 가지고 시험해보면 좋다. 필딩의 <톰존스>라든지 도스토예프스키의<죄와 벌>과 같은 좋은 걸을 선택한다. (79)
분석독서 제 3규칙은 아우트라인을 잡는 것이다. 제2규칙이 통일성이라면 제3규칙 은 복합성에 초점이 있다. 부분을 열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의 대요를 말하는 것이다. 독자는 잘 읽기 위해서 개요를 만들고 독자 자신의 아우트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제3규칙은 부분을 열거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의 대요를 말하는 것, 즉 부분을 통일성과 복합성을 가진 작은 전체로 보고 그 요약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84)
제4규칙은 저자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저자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시문의 경우에도 저자의 의도를 진술하는 것은 대단히 유익한 것이 많다. ‘교양서’의 경우에도 저자의 의도를 진술하는 것은 대단히 유익한 경우가 많다. (90)
위의 네 가지 규칙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동시에 네 가지 규칙을 활용하면 독자는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가 분석독서 제 1단계이다. 분석독서 2단계는 책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해석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 역시 여기에도 네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제5규칙)는 독자가 저자와 타협을 짓는 일이다. 여기서 타협을 짓는다는 것은 독자가 저자의 언어 사용 방식을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타협 없이는 지식이 독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리고 키 워드를 찾아내는 것이다. 키워드를 찾아내려면 먼저 단락 전체 문장을 이해해야 하고 또한 단어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앞뒤 문맥의 알고 있는 단어를 모조리 동원하여,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것이다. ... 이것은 독자에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것을 할 수 없으면, 독서에 의해 이해를 깊이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102)
둘째(제6규칙)는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이다. 즉 문장과 명제이다. 독자는 저자의 명제를 알아야 할뿐 아니라 ‘그 명제를 세우기에 이른 이유’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문장·단락은 문법의 단어이고 명제·논증은 논리의 단위이다. 그런데 하나의 문장은 항상 하나의 명제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호하지 않다면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명제를 나타낸다.
‘모른다는 것을 우선 아는 것’ 이 책을 읽을 때의 중요한 작업의 하나라는 것은 새삼스레 말할 것도 없다. 자연에서나 책에서나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우선 의문을 가지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해할 수 없는 곳의 의미를 묻는 것을 등한히 하고서는 책에서 통찰을 얻을 수가 없다.(115)
‘자기의 말로 바꾸어 말해본다.’ 글 속의 명제를 이해하였는지 어떤지를 판단하려면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순서를 조금 바꿔 넣기만 하고 저자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였는지 어떤지 의문스럽다. (116)
셋째 (제7규칙)는 논증을 다룬다. 논증이란 어떤 결론을 추론하기 위한 근거나 이유를 보여주는 문장을 말한다. 논증은 복잡한 문장으로 나타낼 수 있다. 중요하게 서술한 문장을 찾아내고
넷째(제8규칙)는 ‘저자의 해결이 무엇인지 검토하는 일’이다. 여기까지 하면 책의 내용을 거의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분석독서의 마지막은 책을 올바르게 비평하고 저자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독서는 일종의 대화이기 때문에 책은 독자를 향해 말하고 독자는 책에 대해 말해야 한다. 그 책에 대해 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반대의 근거를 지녀야 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모르면서 반론이나 반박을 하는 독서는 피해야 한다. 최소한의 예의는 숙독하고 나서 자신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가장 훌륭한 비평가는 가장 좋은 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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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실은 독자인 것이다. 저자는 말할 만큼 말해버렸으므로 이번에는 독자의 차례다. 책과 대화하는 독자는 상대편이 끝나기를 기다려 발언하는 셈이므로, 겉으로 보아서는 대화가 정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독자가 미숙하거나 무례하다면 대화는 결코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저자는 자기의 처지를 변호할 수가 없다. '반론은 최후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하기 바란다.'라고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독자가 오해를 하건 빗나간 방법으로 읽건 저자는 항의할 수도 없다. (123-124)
또한 상대방을 납득시키고 설득하는 기술이 수사이다. 설득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최종 목적이므로 문법이나 논리는 최종 목적에 수단이고 이해를 도와주는 동시에 비평 활동의 수단이기도 하다.
말하는 이나 쓰는 이에게 있어서 수사란 상대편을 납득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기술이다. … 듣는 이나 읽는 이쪽에서 말하면, 수사란 말하는 이나 쓰는 이에게 반응하기 위한 기술이다. (128)
또한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까지는 독자는 응답을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의 비평에서 판단보류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고 싶은 말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 완전히 이해하기까지는 독자는 응답하여 말하기를 보류할 것, 이것이 분석 독서의 제 3단계의 맨 처음 규칙이다. 이해하여야만 비로소 독자는 비평할 권리를 얻는다. 그것은 또 독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128)
비평의 제2규칙은 반론은 조리 있게 하되 시비조로 해서는 안 된다. 즉 책을 반론거리에 초점을 맞추어서 안 된다는 의미이다. 비평의 제3규칙은 반론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해와 무지를 제거하면 대부분 반론이 해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더욱이 대화도중 반론을 품게 되어도 마지막에는 동의에 도달하다는 희망을 가져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잘못이나 무지도 인정할 만한 융통성도 필요하다.
독자는 찬성, 반대의 판단을 내릴 뿐만 아니라 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찬성의 겨우 저자와 똑같은 이유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반대의 경우는 자기의 견지를 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게을리하면, 지식의 문제를 단순한 의견과 마찬가지로 취급해버린 것이 된다. … ‘어떠한 판단에도 반드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지식과 단순한 개인적인 의견의 구별을 분명하게 할 것.’(135)
또한 저자에게 찬성하거나 반론하는 것도 필요하다. 독자에게 반론은 저자에게 잘못이 있음을 확신할 때 지적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근거 없는 비난 또는 자신의 절대로 믿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 그 다음 제4의 비판은 저자의 주장은 과연 타당한가? 이다. 1)저자의 관련 지식이 충분하지 않다. 2)지식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사실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음을 말한다. 3)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추론에 오류가 있음을 말한다. 4) 분석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저자가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자료 활용 부족 혹은 논증에 관련된 특징적인 기술을 볼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을 말한다.
분석 독서 3단계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147-148)
제 1단계 -무엇에 대한 책인 지 분별한다-
종류와 주제에 따라 책을 분류한다.
· 그 책 전체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를 될 수 있는 대로 간결하게 서술한다.
· 주요한 부분을 순서있게 관련짓고 그 개요를 서술한다.
· 저자가 해결하려 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한다.
제 2단계 - 내용을 해석한다. -
· 키워드를 찾아내며 저자와 타협을 짓는다
· 중요한 문장을 발견하여 저자의 주요한 명제를 파악한다.
· 일련의 문장 속에서 저자의 논증을 발견한다. 몇 개의 문장을 끄집어내어 논증을 짜 맞춘다.
· 저자가 해결한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 판별한다. 미해 결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에 실패한 것을 저자가 자각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확인한다.
제 3단계 - 지식은 전달되었는가.
· 개략과 해석을 끝내기 전에는 비판에 착수하지 말것
· 시비조의 반론은 좋지 않다.
· 비평적인 판단을 내리려면 충분한 근거를 들고 지식과 단순한 개인적인 의견을 확실히 구별할 것
· 저자가 지식 부족인 점을 분명하게 할것
· 저가의 지식 에 오류가 있는 점을 분명하게 할 것
· 저자가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는 점을 명확하게 할 것
· 저자의 분석이나 설명이 불완전한 점을 분명하게 할 것
독서에 의해서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독서의 과정에서 항상 '거기에는 어떤 의의가 있는가' 하는 것을 계속 묻지 않으면 안 된다. (149)
우리가 어떤 책 한권을 읽는 것은 ‘본질 독서’라고 말하고 다른 자료의 도움을 받아 읽는 것을 ‘부대 독서’라고 부른다면 이 책은 ‘부대 독서’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독서와 관련이 있는 경험, 둘째 독성에 도움이 되는 다른 책, 셋째는 주석서나 발췌, 넷째는 사전 따위의 참고도서이다. (152)
제3부에서는 문학을 읽는 법 즉 소설, 희곡, 시를 읽는 법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문학을 읽을 때 해서는 안 될 일, 문학을 읽기위한 일반 법칙. 소설을 읽는 법, 희곡을 읽는 법, 서정시를 읽는 법을 다루고 있다.
'교양서'와 문학서와는 그 자세가 달라진다. '교양서'를 읽을 때에는 눈을 언제나 매처럼 빛내며 금세라도 습격할 수 있는 태세로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시나 소설을 읽을 때에는 ..말하자면 적극적인 수동이라고도 할 만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이야기가 마음에 작용하는 대로 맡기고, 또 그에 따라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내맡겨두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무방비로 작품을 대하는 것이다. (173)
문학의 경우는 구체적인 경험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작가가 맞붙는 문제이므로, '이야기의 통일성은 항상 플롯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작품의 플롯을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177)
(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의 발단에서 모든 것이 분명하지 않더라도 독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부터 분명해서는 안 된다. 소설은 인생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실제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모두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로서 되돌아보았을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독자도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되돌아보았을 때 비로소 사건의 관련과 행동의 질서를 이해하는 것이다. (181)
독서의 4수준은 신토피칼(Syntopical)이다. 신 토피칼 독서는 간단히 말해 동일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읽는 방법이다. 그래서 저자는 신 토피칼 독서를 비교 독서법이라고도 부른다. 신 토피칼로 읽는다는 것은 한 권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대해 몇 권의 책을 서로 관련지어서 읽는 것을 말한다. 가장 적극적인 독서법이다. 가장 많은 보답을 받을 수 있는 독서 활동으로 애써서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지극히 유익한 독서 기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신 토피칼(Syntopical. syn-:함께, 동시에, 비슷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 topical:화제의, 문제가 되어 있는 제목에 관한.) 독서에는 5단계가 있다. 제 1단계는 주제에 관련이 있는 작품을 모두 재점검해 독자 자신의 요구에 가장 밀접한 관례를 가진 곳을 발견하는 것이다. 제2단계는 저자의 키워드를 찾아내 그 사용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다. 제3단계와 제4단계는 질문을 명확히 하고, 논점을 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에 대해 답을 한 후 제5단계에서 ‘그것은 진실인가?’ ‘그것에는 어떤 의의가 있는가?’ 을 묻는 것이다.
신토피칼 독서의 5단계는 아래와 같다.
준비단계 : 주제와 관련된 책을 전부 점검독서로 선정한다.
제1단계 : 선정된 작품들을 모두 재점검하여 가장 관련이 깊은 책을 발견한다.
제2단계 : 주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독자 자신이 먼저 내리고, 이에 대해 저자에게 타협을 짓게 한다.
좀 어려운 의미이긴 하지만, 분명 맞는 말. 그러니까 어떤 주제와 주요 용어에 대해서 독자가 생각하는 목적에 부합되도록 자신이 먼저 명확하게 정리한 후, 이러한 자신의 관점에 따라 수많은 저자들의 내용들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때로는 저자가 자신의 책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들이 나에게 있어 중요한 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말.
제3단계 : 질문의 명확하게 할 것
질문을 명확하게 한다는 것의 의미는, 그러니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를 명확하게 정립하라는 의미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의 방법으로 몇가지 일련의 질문들을 만들고 이 질문들에 대해 각 저자들의 답을 파악해 내는 것이다
제4단계 : 논점을 정할 것
질문이 명확하고 그것에 대한 저자들의 대답이 서로 대립되어 있다면 논점이 생긴 것이다. 논점을 명확히 한다는 것은, 이때 대립되는 주장들에 대한 충분한 논쟁이 되도록 토론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다는 것이다. 일련의 논점이 모여서 논쟁을 만들고, 이러한 논쟁들을 잘 분류, 배열하는 것이 4단계의 목표이다.
제5단계 : 주제에 대한 논고를 분석할 것.
가령, 진실 -즉, 문제의 해결- 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명제나 주장이 아니라 질서 있는 논고 가운데 있는 것이다. 진실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것을 보여주려면, 다만 질문을 하고 대답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순서로 질문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또 질문에 대하여 각 저자가 각각 다른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그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그 출전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 이러한 작업을 모두 마쳐야만 논고를 분석했다고 할 수 있다. (202)
신 토피칼 독서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나 주제의 최종적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중요한 논점에 관한 의견이 진실이냐 잘못이냐를 정하려고 하면 독단적으로 되어, 변증법적이 되지 못한다. 그래 가지고는 신 토피칼의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203)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책을 읽는 목적을 정하고, 차례를 파악하여 내게 필요한 부분만을 선별하는 등 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좋은 독서법은 많은 책을 겉핥기만 하지 말고 한 권이라도 규칙을 가지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때론 숙독할 만한 책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책은 점검독서에서 끝나도 된다. 독자는 책에 적합한 독서법을 판단하여 행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독서의 규칙과 태도를 서술하고 있다. 어찌 보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 혼자 대화하는 것이다. 독자가 대화의 태도를 터득하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규칙을 지키고 대화의 기술을 터득하면 누구나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네 가지 독서법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독서의 절차와 기술을 체계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성장하려면 독서가 필요하다. 책에 먹히지 말고 적극적인 책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훌륭한 독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또한 독자들에게 명저를 읽고 스스로 사유하여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2019/5/25 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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