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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문학 산책 13: 인도의 무굴제국 이슬람 정원(Islamic garden)이란 무엇인가? (타지마할, 후마윤 묘 등)

by 뜨르k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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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문학 산책 13: 인도의 무굴제국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이란 무엇인가? (타지마할, 후마윤 묘 등)

 

 

오늘은 인도 인문학 산책 13번째로 인도의 이슬람 정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막에 거주하는 이슬람 민족은 왜 정원을 만들었을까?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이 인도에 왔을 때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인문학 여행을 떠나보자. 먼저, 정원이라는 말은 일본인들이 19세기 후반에 만들어냈다는 설이 있다. 1873년 일본에서 출판된정원기(庭園記)라는 책에서 정원(庭園)’이라는 단어가 문헌에 처음 언급되었다. 우리나라는 주로 중국의 용어인 원림(園林), 임천(林泉), 정원(庭院) 등으로 불렀다. 국어사전에서도 정원을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든가, 또는 이 밖에 특별히, 조경된 토지또는 단순한 집안의 뜰로 풀이하고 있다. 동양에서 정원은 일정한 빈 땅에 약간의 화초나 유실수를 심고 여유 있는 삶을 살려고 하는 서민들의 바람에서 시작한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서구에서의 정원은 대개 주택의 바깥 공간을 실용적 · 심미적 목적으로 가꾼 뜰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원(庭園, garden)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집이나 성, 궁전 안에 꾸며져 있는 뜰이나 꽃밭을 가리킨다. 이처럼 정원은 외부 자연을 집 근처에 둠으로 주거 기능을 보완하고 삶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필자도 정원을 무척 좋아한다. 정원에 다양한 꽃이 있고 유실수도 있고 작은 연못도 있으면 더더욱 좋다. 정원이 좋은 이유는 미적인 요소도 있지만 한 사회의 생활과 가치 그리고 예술이 총체적으로 응집된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공원이라는 말하는 이름 역시 그 출발이 정원으로 보인다. 아마 조경도 여기에서 파생되는 듯하다. 근대 초기, 정원이나 공원은 산업화 과정 속에서 매연과 악취로 인해 지친 가난한 노동자에게는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삶의 휴식처로서 도시의 폐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센트럴 파크(Central Park)가 좋은 예이다. 근대도시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공원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민의 공원 있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왕후와 귀족의 대정원 등 사적 정원이 전용되어 공원이 되는 예가 많았다. 영국의 버컨헤드 파크(Birkenhead Park), 하이드 파크(Hyde Park), 켄징턴 가든(Kensington Garden)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듯 정원은 현재 공원의 개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의 개념과 철학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슬람 정원의 기원은 어디서 출발했는가? 또한, 어떤 특이점이 있을까? 특히 인도 안에 있는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말이다. 이슬람 정원이란 말도 서구 문화의 관점에서 정의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개념이 정립된 것은 아닌 듯하다. 이슬람 정원이라는 이름도 오리엔트 정원 또는 가끔 아랍 정원 등으로 불린다. 필자가 살펴볼 무굴제국의 정원은 <인도 정원>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여기서 이슬람 정원은 이 모든 정원을 아우르는 말인 듯하다. 이슬람 정원은 기후와 연관이 매우 깊다. 무덥고 건조한 사막기후에서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바로 정원이다. 정원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사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다. 쿠란에서 정원의 언급에 물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아마, 정원은 이슬람 신자들에게 약속된 낙원에서의 삶에 대한 지상의 비유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코란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알라께서는 믿는 남자와 믿는 여자에게 그 아래로 강이 흐르는 정원과 그 안에 거하고 영원히 거처하는 정원에서 좋은 거처를 약속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알라의 큰 기쁨이다. 그것이야말로 대성공이다. — 코란 9.72

 

이처럼 코란에서 모두 140번 이상 사후세계의 정원이 묘사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이다. 알라신이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에게 나를 믿고 옳은 일을 행하는 자는 물이 흐르는 정원을 얻게 된다고 전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Leisten 1993; 47) 건조한 사막 지대에서 그치지 않고 흐르는 샘물은 가장 귀한 선물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슬람 정원의 핵심을 이루는 것도 물이 솟는 분수와 그치지 않고 흐르는 수로다. 필자가 타지마할에 방문했을 때, 가졌던 의문이 풀린 듯하다. 왜냐하면 타지마할 앞 정원에 정교하게 수로가 있는지 말이다. 코란에 정원을 뜻하는 아랍어 개념이 여럿 나온다. 예를 들어 영원한 정원, 또는 에덴 정원, 또는 단순히 피르다우스(Firdaus)이다. 피르다우스(Firdaus)는 지금의 파라다이스이다. 처음에는 사후세계의 정원을 파라다이스로 일컬었다. 하지만, 현세의 정원도 저세상 정원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역시 파라다이스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슬람 정원은 출발부터 다른 문화권의 정원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 정원 그 자체가 종교적 의미와 철학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 그렇다. 코란에서는 파라다이스의 모습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원은 네 개의 정원이 두 개 겹씩 포개지면서 정원마다 샘물이 솟는다. 게다가 영원히 흐르며 과일나무가 한 쌍씩 서 있고 물은 향기로우며 과일은 달고 있다. 또 다른 묘사에 따르면 네 개의 강에 각각 향기로운 물, , 포도주와 꿀이 흐른다고도 했다. 이처럼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의 특징은 물이 샘솟고 수로나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게 디자인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 정원의 상징성이다. 그리고 천국을 상징하는 구조이다. 이것은 바로 뒤 무굴제국 이슬람 정원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먼저 슬람 정원의 기본 구조인 차바그(Charbagh)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순서인 듯하다.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의 기본 구조는 차바그(Charbagh)이다.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의 상징성은 물, 분수, 대칭구도, 나무와 꽃의 배치가 천국을 상징하는 구조이다. 이는 이슬람 정원의 기본 구조인 사분원(四分園, Four Gardens)이다. 한 개의 원을 서로 수직인 두 지름으로 나눈 네 부분의 하나이다. 수로가 서로 교차하여 4개의 구역으로 갈라진 정원이다. 사분원은 벽으로 둘러싸인 네모난 정원 한가운데 분수나 작은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 솟아오른 물이 수로를 따라 십자형 4개의 수로로 뻗어나간다. 이를 아랍권에서는 차바그(Charbagh) 라고 말한다. 차바그는 본래 페르시아어로네 개의 정원이라는 뜻이다. 고대 페르시아 정원에서 네 개의 정원을 붙여 짓던 것에 기원했다고 한다. , 네 개의 정원이 합쳐진 것이다. 정원 배치도를 보면 가로축과 세로축이 정원을 네 개의 구역으로 나눈 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길을 축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수로가 기본 축이라는 점이다. 정원 정면에는 전각(殿閣)을 두어 정원과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방식이 차바그 구조이다. 차바그의 기원은 아랍인들이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아랍 국가들을 건설할 때 차바그의 원리도 수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16세기 무굴제국에서 비로소 차바그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존재한다.

 

실제로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파르스 지역은 북쪽에 있는 고원지대를 제외하고는 혹한과 불볕더위로 인한 일종의 불모지였다. 그래서인지 정원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아니 불모지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 유명한 페르시아의 카펫에도 사분원이 수놓아질 정도이다. 아마 그들은 비록 방랑자 생활이었지만, 사분원 카펫 위에 앉아 마치 사분원 정원에 앉아 있는 것처럼 현실의 고통을 인내했을 것이다. 여러 왕이 악조건 속에서도 정원 조성하려고 했음을 여러 문헌을 통해 알 수 있다. 문화가 대체적 개방적이었던 페르시아는 다행스럽게 타국의 아름답고 탁월한 원예 기술 배워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메소포타미아의 정원 조성법과 물관리 기법 등이다. 그들은 황야의 강한 바람을 막을 담장이 있고 거기에 물이 흐르는 수로가 있고 아름답고 진귀한 식물과 동물이 있는 마치 파라다이스를 늘 상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것을 실행했다. 실제, 고원과 황야의 강하고 메마른 바람을 피해 높은 담장을 두른 페르시아 왕들의 정원에는 깨끗한 물이 흐르고 수로 옆에는 아름다운 식물과 동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파라다이스 말도 여기서 유래되었다. 

페르시아인들은 왕의 정원을 Pairi(둘러싸다)Diz(담장), 즉 담장으로 둘러싼 정원이라 하여 '파이리데자(Pairidaeza)'라 불렀는데, 아무튼 여기에서 파라다이스가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이것이 이후 서구에서 '파라다이스(Paradise)'라는 개념으로 보편화되었다. 이슬람교 교인들에게 파라다이스 정원이란 현세의 고단함을 극복하고 정의롭게 살면 내세에 보상으로 받게 되는 천국으로 생각했다. 일종에 낙원이 파라다이스 정원인 셈이다. 파라다이스 정원은 삶의 최종 목적지이자 영원한 생명과 기쁨의 약속의 장소였다. 코란에서도 파라다이스를 130번 이상, 여러 개의 작은 정원이 큰 정원으로 이어진다는 등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언급한다. 코란 55장에도 심판대 앞에 서게 될 때두 개의 정원이 있나니두 개의 천국 외에도 다른 두 개의 정원이 있다등으로 말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사분원은 궁전, 주택, 여인숙, 시장 등에도 적용될 정도로 문화화되었다. 이런 사분원은 무한히 증식하여 도시에는 정원을 이루고 이슬람의 이상향이 된 것이다. 인도의 무굴제국에서도 현실화하였다. 무굴제국을 설립한 바부르 황제는 정원 예술과 식물 재배에도 조예가 깊어서인지 그때 당시에 조성한 정원이 현재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그리고 무굴제국 2대 황제 후마윤과 3대 황제 악바르 대제에서도 정원에 애착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굴제국의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 후마윤 정원(Humayun's Tomb), 타지마할 정원

 

그러면 과연 이러한 이슬람 정원이 인도 무굴제국 시대에 어떻게 수용되고 변형되고 통합되었는가.? 이 물음을 두 정원을 통해 접근해 보자. 세계유산에 등록된 후마윤 묘지(Humayun's Tomb)는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후마윤의 묘지이다. 인도의 델리에 있다. 1570년에 조성한 인도 최초의 이슬람 정원이고 무덤이다. 150만 루피의 비용이 들었고 건축가는 미라크 미르자 기야트였다. 모양과 형태가 타지마할과 비슷하다. 후마윤 묘 건물은 역시 이슬람 사분원이다. 묘는 중앙에 있고 가로와 세로로 놓인 좁은 수로가 만난다. 만나는 곳마다 작은 물웅덩이가 있다. 그 옆에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대체적 그 당시의 상태를 잘 보존하고 있다. 후마윤 묘지(Humayun's Tomb)는 후마윤의 미망인이었던 하미다 바누 베굼의 요청에 따라 1562년에 짓기 시작해 1570, 8년 만에 완성되었다. 남아시아에서 이슬람 정원 형태를 가진 첫 번째 건물이 되었다. 현재는 후마윤 황제뿐만 아니라 이후 여러 통치자와 그들의 가족들의 묘지로 150구의 유해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무굴제국 2대 황제 악바르 대제가 묻혀 있는 무덤은 아그라 교외에 있는 시칸드라에 있다. 악바르 대제는 자신의 묘를 직접 건설을 시작하여 그의 아들이 완공했다. 악바르 묘 역시 사분원이다. 이 사분원은 후마윤 묘, 사분원과 함께 무굴 정원 발전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후마윤의 무덤은 정원식 무덤을 인도 대륙에 전파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원식 무덤 양식은 타지마할에서 더욱 정교하게 발전됐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좁은 길옆에 여러 곳의 정원이 보인다. 이 정원은 바지차(Bageecha)로 무굴제국의 고전적인 차바그(char bagh) 양식에 따라 조성되었다고 한다. 물론 힌두 양식도 섞여 있다. 타지마할 정원은 그 규모도 한 변의 길이가 약 300m에 이르는 거대한 정원이다. 길 중앙에는 300m 일직선으로 사이프러스 나무가 가지런히 줄지어 심겨 있고 그 옆 2개의 대리석 수로에는 분수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또한, 수로 한가운데에는 연꽃 모양이 새겨져 있다. 방문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광경으로 다가오는 장소로는 바로 타지마할 무덤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사하는 곳일 것이다. 정문과 중앙의 무덤 사이에 있는 남북의 대리석 수로가 바로 거기이다. 타지마할을 방문할 기회가 있는 방문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다. 그리고 타지마할 정원을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한다면 첫째, 정원이 완벽하게 좌우 대칭이라는 점과 다른 하나는 타지마할이 수로에 반사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타지마할이 다른 유적지와 달리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되고 건축되었다는 방증이다.

 


또한 정원 뜰에는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 물을 분수들이 물을 뿜어낸다. 그 안에는 총 4개의 수로가 흐르고 있다. 마치 코란에 있듯 이슬람의 천국을 나타내는 듯 말이다. 그래서 수로의 이름도 알 하우드 알 카후타이다. ‘풍요의 수로라는 의미가 있다. 무굴제국 시대에 쓰인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대부분 천당은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린 4개의 강이 흐르고 그 주변에는 동서남북으로 높은 벽들로 감싼 모습으로 나타낸다. 또한 특이한 것은 타지마할은 대부분의 무굴 정원들과 달리 중앙에 중요 건물(무덤)이 있지 않고 정원 맨 끝에 무덤이 있다. 이점이 타지마할만의 독창적인 형태를 보인 듯했다. 하지만, 뒤에 야무나강 반대쪽에 달빛 정원’(Moonlight Garden)이 발견됨에 따라, 야무나강 자체가 타지마할 정원의 일부였다는 점이 알려졌다. 이처럼 타지마할 역시 다른 정원과 마찬가지로 무덤이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지마할의 설계자들이 야무나강을 천국의 4개 강 중 하나를 나타내는 것으로, 구조를 만들었다고 인도 고고학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타지마할 정원은 크게 4등분으로 구분한다. 정원 제일 중앙 부분의 교차로에는 연못이 있다. 또한, 축을 중심으로 석조 보도가 깔려 있고 석조 보도들이 격자형을 이룬 16개의 화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화단은 모두 64개의 방향으로 각종 식물 400여 종의 식물들이 심겨 있다. 여느 정원과 마찬가지로 초기 기록에 따르면, 정원에 장미, 수선화, 과일나무들이 자랐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수로에는 여러 가지 색을 지닌 물고기와 아름다운 새들이 노니는 이상향의 정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과 인도의 전통 정원의 변형과 통합의 융합

 

이에 비해 전통적 인도 정원은 신화적 상징을 나타낸다. 산과 강, 자연물에 신성을 부여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정원은 종종 신의 거처나 세계의 중심을 상징한다. 이슬람 정원처럼 대칭적이기보다는 자연의 흐름에 따른 유기적인 것으로 구성되어 신을 모시는 사원의 일부로 여긴다. 무굴제국 시대(16~18세기)가 대표적인 융합 시기이다. 바부르, 악바르, 샤자한 등의 무굴 황제들은 이슬람권에서 온 건축과 정원 전통을 인도 현지 문화와 결합하여 융합하였다. 현지 문화를 배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추구한 결과이었다. 예컨대, 정원 배치를 보면 차바그 형식을 유지하되 힌두교 상징이나 건축 양식을 약간 가미하거나 식물 선택의 다양화를 위해 지역 식물과 힌두 전통에서 중요시되던 나무도 함께 심음으로 융합을 이루었다. 또한, 무굴 건축물이 힌두교 사원처럼 섬세한 부조와 조각을 포함하게 되므로 사원 요소와 조화를 이루게 했으며 이슬람의 물 개념과 힌두의 강/신성한 물 전통이 융합하도록 수로와 연못을 활용하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 예로 타지마할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의 한 부분으로 야무니 강을 이용하였다. 이슬람 정원과 힌두 정원의 융합은 주로 무굴제국 시기에 두 전통이 만나면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두 문화의 정원설계에 대한 철학, 종교적 상징성, 미적 감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정원 양식을 형성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필자가 방문한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은 이슬람교도들에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 정원은 단순한 미적 공간이 아니라 권력, 신성, 사색의 장소이기도 했다. 또한, 정원은 문명과 자연의 대화이며 천국은 땅에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정원을 노래하는 시문학이 있을 정도로 그들의 애착은 대단했다. 정원 시 경진대회를 개최했고 왕실 소속 시인들이 있어 새 정원을 만들 때마다 이를 찬양하는 시를 지어 바쳤다. 이는 이슬람 정원이 종교와 떨어질 수 없음을 상징성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이슬람교도들은 정원에 관한 시를 통해 자연을 노래하면서 궁극적으로 신을 찬양하는 데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자연 그 자체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원을 신의 세계와 비유하고 신의 피조물인 인간을 식물에 비유한다. 이슬람 정원 인문학 여행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연, 건축, 종교, 철학이 하나로 어우러진 장소이다. 무굴제국의 황제들은 정원을 단지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본 것이 아니라, 이슬람의 낙원과 우주 질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는 철학적 공간으로 이해한 듯하다. 특히 ‘차바그’(Chahar Bagh)라 불리는 사분원 정원은 쿠란에 묘사된 낙원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이슬람 정원 (Islamic garden) 을 여행하면서 감명 깊은 점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보기엔 이슬람 정원은 단순히 아름답게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 우주 질서와 신의 경외심, 그리고 인간 존재의 위치를 담고 있어 빠른 현대 사회의 삶 속에서, 사유와 성찰의 공간으로 충분하다. , 자연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알려주는 철학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2025/4/15 뜨르/ 혜윰인문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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